장록습지, 국내 첫 도심 국가습지로 지정
- 멸종위기종 4종 등 생물다양성 풍부한 장록습지, 7일 보호지역 지정
- 주민·단체·전문가와 함께 사회적 합의 통해 지역갈등 해결한 모범사례
- 생태훼손지 복원, 보전·이용시설 조성, 자연·시민 공존하는 생태관광 명소화
광주광역시는 광산구에 위치한 황룡강 장록습지(호남대정문~영산강 합류부, 지정면적 2.70㎢)가 국내 26번째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7일 지정·고시된다고 밝혔다.
장록습지는 도심 하천습지로 60년 이상 자연적인 지형을 유지하고 있고, 멸종위기종 4종을 비롯 총 829분류군 등 다양한 야생생물의 주요 서식처로 생태적 기능이 우수한 곳이다.
습지는 물속의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거대한 정수기이고, 많은 물을 머금어 천천히 배출하는 홍수와 가뭄 조절지일 뿐만 아니라 도시의 습도와 기온을 조절하는 등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역 내 습지를 조사·발굴해 보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전지역을 대상으로 일반조사를 실시하고 장록습지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확인돼 2018년 환경부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환경부도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전·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광주시와 함께 행정절차를 진행했으나, 일부 지역민들의 개발규제를 우려한 반대로 절차가 보류됐다.
이후, 광주시는 지역주민, 환경단체, 전문가, 환경부에서 추천한 갈등전문가와 함께 실무위원회(15명)를 구성하고, 지난해 1년여에 걸쳐 습지보전의 필요성과 지역 주민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현장조사와 설명회, 토론회, 간담회 등을 20여차례 개최했다.
실무위원회의 노력으로 지정 여부 결정방법을 ‘여론조사’로 이끌어냈고 85.8% 찬성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광주시는 지난 1월 환경부에 황룡강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건의했으나, 이번에는 관련부처 협의과정이 순조롭지 못했다. 하천습지 지정으로 홍수 등 재난 시 신속한 대응과 관련시설 설치에 제한이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관련 부처에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갈등해결 사례이면서 도심지 최초 하천습지라는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습지보전법 개정을 조건으로 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 결과,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규제개혁우수사례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 황룡강 장록습지는 7일 26번째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됐고, 국내 하천습지 5곳 중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첫 사례다.
앞으로 환경부와 광주시는 장록습지의 생태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복원하여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현명한 공간이 되도록 ‘장록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세부적인 보전·관리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장록습지 내 훼손된 사유지는 단계적으로 매입해 복원하고, 습지의 지형과 특성을 고려한 생태탐방로·관찰데크, 생태체험·교육시설 등을 설치해 생태관광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주기적인 정밀조사와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장록습지 보전과 교육 등 인식증진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석웅 시 환경생태국장은 “장록습지가 그간 어려운 상황과 힘든 여건을 극복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가습지로 지정된 것은 매우 값진 성과다”며 “무등산국립공원, 광주천국가하천과 함께 체계적 관리와 현명한 이용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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